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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호(2021-03-13 17:47:24, Hit : 478, Vote : 167
  토요 살롱 329회 " 어김 없이 봄은 다시 오는데"

지난 해 10월 24일, “ 줄 탁 동 시 ” 란 제목으로 토요 살롱 318회를 쓴 후
5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해가 바뀌고 계절도 바뀌었다.
유례없이 혹독하게 추웠던 겨울을 넘기고 봄이 찾아왔다.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영도 근방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채 녹지 않은 언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차갑지만
낮에는 쌀쌀한 바람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날도 많이 길어졌다.
새벽 6시 반이면 사방이 훤해지며 동녘에 붉은 햇살이 올라오고
저녁 6시에도 햇살이 남아 있다.
하기야 3월도 중순에 접어들었고 다다음주 초가 춘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먼지다.
겨우내 대기가 청정했는데 지난 수요일부터 미세먼지가 4일째 하늘을 덮고 있다.
지난해는 희한하게도 황사가 없어 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금년 봄은 어떨지,
지금의 먼지가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랄 뿐이다.

지난 해 10월 말, 애들 엄마가 막내와 함께 귀국해 한 달 반을 머물다 12월 중순에 돌아갔다.
둘 다 3년 만의 귀국이었다.
일정을 접하고 처음에는 귀국하면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내가 일 년 이상을 미국을 못 가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영주권 문제 때문에라도
미국을 다녀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다 볼 수 있으니까 귀국을 만류하였으나
그건 오로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애들 엄마나 막내나 남편이, 아빠가 보고 싶어 오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들 엄마는 더 늦기 전에 연로하신 친정어머니 뵈어야한다고 하고
의대 재학 중인 막내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시험을 보는 이번 기회를 이용하지 못하면
학사 일정 상 2022년까지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는데
거기에 남편이나 아빠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 표면적인 이유에 더해 둘 다 치과도 가 봐야 하고
귀국해야만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볼일도 있는 등 보다 실질적인 이유도 있었다.
하기야 치과만 다녀오더라도 미국의 엄청난 진료비를 감안하면
최소한 왕복 비행기 삯은 빠진다.

그래서 주말에는 격리 중에라도 모처럼 귀국한 가족들과 함께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거 같아서
애들 엄마와 막내가 귀국해 있는 동안은 토요살롱을 쉬려고 했는데
마침 동기 홈페이지가 소속 된 총 동창회 홈피를 다시 만든다며 와중에
기존의 동기 홈페이지 중 두 번째 홈페이지인 24.old.seoulgo.net의 접속이 단절되는 바람에
더더욱 토요살롱 집필을 중단하는 핑계거리가 되었다.
가끔씩 “요즘 토요 살롱 안 올라오네?” 하고 묻는 동기들에게는 이게 핑계였다.

미국에서 돌아 와 총무 대진이에게 홈피 복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좀 알아봐 달랬더니
우리 동창회 홈피를 담당하고 있는 38회 후배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그 이후 거의 매주 간격으로 이 후배를 push 하다 며칠 전에야 복원 됐다는 연락을 받아
이제야 비로소 집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1월 23일에는 동기 송년 모임 겸 총회가 있었다.
우리 동기회 송년 모임은 매년 11월 24일로 정해져 있다.
24일이 주말일 경우만 앞이나 뒤 날짜로 조정하지만 이번에는 24일에 예약이 다 차
부득불 23일로 하루 당겼다는데 하루 미룰 수도 있었는데 하루 당긴 게
결국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24일부터 10인 이상 모임이 규제되어 하마터면 24일 당일은 물론 하루 늦췄더라도
동기 송년회를 못 치를 뻔 했다.
24일 예약이 풀이었던 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번 동기 총회의 주요 안건은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를 새 회장을 선출하고
새 회장을 도울 집행부를 구성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차기 회장을 맡기로 했던 윤 도준이 총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사의를 표하는 바람에
마치 로또 당첨되는 거처럼 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행운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나는 윤 도준이와는 동기들 모임에서 간혹 회자되다보니까 이름만 들어 알고 있을 뿐이지
일면식도 없다.
그래서 이러쿵저러쿵 입을 놀릴 입장은 못 되지만
윤 도준이가 총회를 앞두고 스스로 부회장 단을 구성하고
명단에 오른 동기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여 수락과 협조를 부탁하다가
총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회사 일을 핑계로 돌연 사퇴해버린 처사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때 미국에 가서 희경이를 만났더니
도준이가 부회장을 맡아달라고 해 흔쾌히 그러기로 했다며
도준이의 사퇴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도준이로부터 부회장 제의를 받았지만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동기 중에도 도준이의 중도 사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친구들이 있었다.
내가 알기에 도준이가 졸업 50주년 행사를 맡을 동기 회장으로 내정된 건
전전 회장인 영철이가 회장을 맡을 때부터였으니까 벌써 몇 년 전이다.
그런데도 취임 며칠 전에 일방적으로 사퇴해버려 동기회 총회를 망치고
차기 일정에 일대 혼란을 야기시켰다.

‘회사 일이 바쁘면 그럴 수 있겠지. 회사 일이 우선이니까.’
‘코로나로 회사가 비상체제가 아닐까?’
라고 애써 변호를 하려는 동기들이 있지만 해 놓고도 별로 자신이 없어 보이고
설득해보려는 어투도 아니다.
서울 의대를 나온 의사 출신에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무슨 유명 브랜드 제약회사의 오너라는데
글쎄다.
전전 회장인 영철이의 갑작스런 작고로 잔여 임기를 떠맡은 재승이가
궁여지책으로 임기를 일 년 더 연장하기로 하고  총회를 마쳤는데
교가를 합창하고 동기회에서 마련한 경품과 선물 한 보따리씩 들고 새해 인사를 나누며
돌아가는 발길이 마냥 가벼울 수는 없었다.

애들 엄마와 막내 모자가 돌아가고 열흘 후에 미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2019년 9월에 다녀왔으니까 일 년 3개월 만이었다.
2019년 크리스마스에 다녀오려고 했으나 신우 회 회장을 맡는 바람에
아무래도 그 해 송년 모임과 신년 모임은 참석을 하고 다녀와야겠다고 한 게
죽 미뤄지게 되어버렸다.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한 2002년 이후 미국을 다녀올 때는 주로 워싱턴 직항인
대한항공을 타고 다녔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로 탑승객이 급감해서인지
대한항공이 할인요금제를 폐지해버려 할 수 없이 요금이 삼분의 일도 안 되는
디트로이트 경유 델타항공을 이용했다.
대한항공 왕복정상요금이 260만원인데 반해 비록 한 번 경유지만
델타항공의 왕복 요금은 82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기내에서 마스크 착용은 물론 공항 내에서도 마스크 없이는 어디도 다닐 수가 없었다.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어디 다닐 수가 없어 대개의 시간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막내 생일인 12월 24일에 늘 가는 브라질 바비큐 식당이 다행히 문을 열어  
막내 생일 축하 외식을 한 게 외식으로서는 유일한 외출이었고
서점과 슈퍼, 신발가게에 쇼핑하러 두 번 외출하고
희경이, 명호와 마스크 쓰고 골프 한 번 치고
희경이와 점심하러 희경이네 회사에 한번 들린 게 외출의 전부였다.
규용이와는 전화 통화만 한 번 했다.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 매년 미국을 한두 번 다니며 갈 때마다 외식도 자주하고
동기들도 만나고 여행도 자주 다녔었는데 이렇게 심심하게 보낸 적은 처음이었다.

대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애들이 이른 아침부터 컴퓨터에 매달려 있느라 낮에는 얼굴 보기도 힘들고
시간대가 달라 식사도 같이 못 하지만 저녁 식사는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이 없으니까 저녁에 술도 안 마셔 비만 오지 않으면
매일 새벽에 뛸 수 있었다.

그렇게 심심하지만 건전하고 여유롭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새 밑을 며칠 앞두고 한국에 체류 중이던 재헌이한테서 톡이 날아왔다.
결국 오 영수가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회장을 떠맡게 됐다는 소식과
희경이에게 미 동부지역 부회장을 맡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50주년 기념행사 협조를 부탁하러
영수가 희경이에게 전화를 하려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이야기였다.

궁하면 통한다고 영수가 구원투수로 나서게 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영수는 동창회에 많은 기금을 희사하고 야구부 후원 회장을 맡는 등
동창회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돈이 많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영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다음 주 토요일인 20일은 대성이 외동딸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고
그 다음 주 토요일인 27일에는 혜인이 부인과 지난 해 8월 이후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혜인이 면회 가기로 했다.
9일부터 요양 병원 환자 중 중환자나 임종을 앞둔 환자에 한해
대면면회를 허용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요양병원에서 부인에게 면회 신청을 하라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지고 의식도 가물가물하다는데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다음 주 주말인 4월 3일은 4월 5일 한식을 앞둔 주말이라
영천 호국 원과 대구 두류공원에 성묘를 가고
간 김에 대구에서 남철이, 대식이와 회포를 풀고 돌아오는 길에 안창에 들러 일박하고
4월 5일에 귀경할 예정이다.
그래서 다음 토요 살롱은 3주를 건너뛰어 4월 10일에나 올릴 수 있을 거 같다.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 바라고 일교차가 큰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기 바라며,
2021.03.13. 송 종 호.  




토요 살롱 320회 " 봄의 향연 "
토요 살롱 318회 " 줄 탁 동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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